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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달았고, 그다음학기부터꿈에그리던방송을시작할수있었다. - 현실 영화 <건축학 개론>을 보면, 수지는 우리의 냄새 나는 아나부스(53기 동규형의 자취 방이었다)에서우아하게방송을한다. 그러나VOU의현실은그렇게우아하지못했다. 일단 방송국 생활은 싸움의 연속이었다. 여러 이해관계로 아나운서와 VJ의 사이가 좋지 않았고, 그러다 출연진과 제작진이 싸우기 시작했고, 오디오팀과 영상팀으로 나 누어목소리를높이다가회의는끝이났다. 함께일했던54기언니들중에는파이터가 많았다. PD 예진 언니, ENG 하늘 언니, VJ 지은 언니는 회의 때마다 소리 높여 열변을 토했다(언니들 사랑해요♡). 그에 비해 찍소리도 못하고 오는 우리의 아나운서 부장, 현 균 형 때문에 55기 아나운서는 불만이 많았다. 그렇게 싸우다가도 술 먹고 울며 화해 하고, 또다시싸우며임기를꽉꽉채웠다. 방송은 전쟁이었다. 임기 중간에 나갔지만 도저히 방송할 수 없는 멘트로 여러 사 람을 울린 56기의 조모군, 아침 방송 때마다 꿀잠 주무시는 덕분에 집 앞까지 가서 모 셔 와야 했던 ○○형, 술 마신 다음 날 위액을 토해가며 임하던 아침방송 MD, 걸핏하 면끊어져있는스피커선때문에땡볕에서고생하던스피커보수…. 방송제 준비는 또 어떠한가. 예쁘게 벚꽃이 흩날리는 송국 앞마당에서 신명나게 까이던맛은잊을수가없다. 분명방학부터준비했는데도, 계속해서엎고수정하느라 크라운관 들어가서도 프로그램을 올릴 수 있는 건지 끝까지 똥줄이 탔다. 밤을 새며 비몽사몽 회의하고 리허설하고, 그러면서도 밥은 끼니마다 챙겨 먹으며 사육당하는 느낌이들기도했다. 나는 방송국 생활 중에 몸무게가 내 인생 정점을 찍었는데, 통통한 몸매 유지 비결 은 단연 술이었다. 정말 그때는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술을 마셔댔다. 만취해 쓰러져 도, 움직이지 못해도 리어카에 태워 아나부스에 고이 던져주는 형들이 있었기에 가능 한일이었다. 150 | 대학의 소리 방송국 - VOU 60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