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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名公:이름난 재상) 석보(碩輔:훌륭한 대신들)들도 법사(法司:형조)에 뒤섞여 잡혔었다. 오직 공(公)만은 초연(超然)하게 색거(色擧)⑱하여 영남(嶺南)으로 몸을 숨겼고, 포은(圃隱), 목은(牧隱), 야은(冶隱) 이하 팔은(八隱) 가운데에 공(公)도 그 중에 한 분이었다다. 율리(栗里)⑲의 송국(松菊)으로 돌아와서 시(詩)를 읊고, 서산(西山)의 미궐(薇蕨:고비와 고사리)을 홀로 캐며 순국(殉國)한 충절(忠節)은 두문동(杜門洞) 七十二 현인(賢人)들과 함께 빛났지만, 기미(機微:낌새)를 내다보는 밝음에 있어서는 부조현(不朝峴)의 여러 현인(賢人)들보다 앞서 있었다. 공(公)의 어질고 착한 영손(令孫:다른 사람의 손자를 높인 말)은 세대(世代)마다 그 아름다움을 더해서 우(憂:우당), 인(忍:당인), 아(啞:아당), 졸(拙:졸당)을 세상에서는 한 가문(家門) 넷 봉황(鳳凰)이라 하였고, 소요당(逍遙堂:휘는 河淡)과 모선재(慕先齋: 휘는 守堅)의 행의(行誼:올바른 품행)와 실적(實績:공적)은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또한 당내(堂內:일가로서의 八촌 이내) 열 네 의사(十四義士)가 있어서, 빈울(彬蔚:문채가 찬란한 모양) 화현(華顯:밝게 드러나는 모양)하여 진실로 창성(昌盛:번성하고 아름다움)하기도 하니, 하늘이 공(公)에게 넓게 베품이라 이와같이 오래토록 쇠(衰)하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