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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부 제2소위원회 사건(4) 함평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 95 그날 석양 무렵 정내숙이 마을에 돌아왔을 때 경찰이 지른 불에 가옥은 불타고 있었다. 이틀이 지난 2월 21일 송사리 주민들은 경찰의 소개명령에 신광면 계천리, 월암리 등으로 소개를 나갔지만 낮에는 가족의 행방을 찾기 위하여 군유산에 오르내렸다. “형님이 돌아오지 않아 찾으러 다녔습니다. 작전 당일 기억을 더듬어 영광군 군남면 남 창리 방향으로 가면서 염산면 서갑리 주민을 만났습니다. 그 분에게 형님 등의 행방을 물어 보니 ‘동굴뫼 아래 하천에서 숨어있던 네 명이 경찰의 총을 맞았고, 주변에 있던 주민들이 경찰이 빠져 나간 후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고 하여 박종석 등 다른 분들의 가족과 함께 가 서 형님의 시신을 찾아왔습니다.” 150) 같은 마을 박종석(다-2301, 4313)의 동생 박종해 등 가족도 사건 당일 이른 아침 군유 산으로 피난을 갔다. 경찰의 추격에 군유산 중간쯤에서 가족들과 떨어진 박종석은 연흥 사 골짜기에 숨어 있다가 해질 무렵 총소리가 그치자 마을에 돌아왔다. 박종석의 형 박종 거는 이미 집에 왔었고 얼마 뒤 부모도 돌아왔지만 동생 박종해는 돌아오지 않았다. 151) 박종석은 며칠 후 정내숙으로부터 동굴뫼 아래에 시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굴뫼 부근 하천에 가보니 동생 박종해와 정길성, 김광현, 김재현의 시신이 있었다고 진술하였 다. 152) 이들은 경찰이 시신 수습을 허락한 다음에야 정길성의 유해는 마을로 가져왔고 나 머지는 현장에 매장하였다. 153) 또 같은 마을 김재영(다-2303, 4309)의 삼촌 김재현도 당일 경찰이 군유산으로 총격을 가하자 피난길에 올랐다. “당숙 김채섭에게 들었는데 저의 가족은 경찰이 총을 쏘고 마을에 들어오자 군유산 줄기 인 동네 뒷산으로 피난을 갔는데 삼촌 김재현은 김광현과 같이 군남면 남창리 동굴뫼 쪽으 로 경찰의 추격에 도망을 쳤다고 합니다.” 154) 사간동 김가현(다-2304, 4310)의 형 김광현도 경찰의 총격이 시작되자 군유산으로 피난 을 갔다. 김가현의 가족은 군유산으로 피난을 갔다가 저녁 무렵 돌아왔지만 김광현은 돌 150) 참고인 정내숙 진술조서(2009.3.3.) 151) 신청인 박종석 진술조서(2008.4.23.) 152) 신청인 박종석 진술조서(2008.4.23.) 153) “그 분들이 누구인가 알고 있어 연락을 하여 가족이 와서 수습하였는데, 형님 정길성은 현장에 매장하였 다가 마구청에 이장하였습니다. 김재현과 김광현은 김재현의 밭에 매장하였고, 박종해는 확인만 하였지 무서워서 매장은 하지 못하였습니다.” 참고인 정내숙 진술조서(2009.3.3.) 154) 신청인 김재영 진술조서(2008.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