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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직장인 트렌드’일까 왜 이렇게 좋은 ‘직장인’이라는 소재가 이제야 나왔냐는 얘기가 나오지만, 사실 직장인 소 재의 콘텐츠가 없었던 건 아니다. KBS <TV 손자병법> 같은 드라마는 직장생활에서의 처 세를 본격적으로 다루기도 했고 SBS <샐러리맨 초한지>나 KBS <백맨> 같은 드라마도 직 장인들의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다루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들과 <미생>이 다루 는 직장인은 확실히 다르다. 이전의 드라마들이 그저 직장인의 외형을 성공 판타지로서 다뤘다면 <미생>은 실감나는 진짜 직장인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그 리얼한 실제 직장생활의 면면들에 수많은 ‘직장인’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것이다. KBS <개그콘서트>의 ‘렛잇비’라는 코너 역시 직장인 트렌드의 한 사례를 보여준다. 직장의 조직체계를 보여주는 사원부터 대리, 부장이 출연하는 이 코너에서 이들은 비틀즈의 ‘렛잇 비’에 맞춰 개사된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그 가사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직장인들의 애환 을 담아냄으로써 웃음과 함께 깊은 페이소스를 남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그 하루를 위해 기다리고 기다리던 월급날, 입금과 함께 빠져나가는 돈으로 빈털터리가 되는 이야기 나, 입사해 남들 쉴 때 쉬지 않고 앉아 일해서 얻은 건 하체비만이라는 가사에는 직장인들 의 비애가 묻어난다. 이런 직장생활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면 노래의 마지막 부 분, “여러분 힘내요. 여러분 웃어요. 힘들고 지쳐도 웃어요-”라는 후렴구가 새삼 가슴을 글 정덕현(문화칼럼니스트) 사진제공 tvN, 위즈덤하우스문화를 만나다 가히 <미생>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웹툰을 묶어 책으로 출간한 <미생>은 무려 100만 부가 넘게 팔려나갔다. 원작 만화를 드라마화한 <미생>은 케이블 채널에서 는 이례적으로 5%를 훌쩍 넘겼다. 시청률보다 더 폭발적인 것은 대중들의 열광적인 반 응이다. 신입에서부터 팀장급까지 남녀를 불문하고 직장인들은 열렬한 공감을 표한다. 32 당신은 직장인입니다, 미생 이지만 완생 을 꿈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