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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부모를 닮은 바다로 향하다 20대 때 모험과 도전을 즐겼던 그는 2008년 아프리카 르웬조리 정상을 한국인 최초로 등정하고, 티벳의 오지인 니엔칭탕굴산을 오르기도 했다. 태어나 젖을 떼기도 전부터 배를 타고 부모님과 바다로 나갔던 그는 어 린 시절부터 산과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이 각별했다. 그런 그에게 회사 생활은 그다지 보람되지 않았다. 삶의 가치관을 평범한 회사생활에 담보 잡힌 기분이었다는 그. 결국 잘 다니던 회사를 과감히 그만두고 고향으 로 돌아와 부모님이 하시던 어업을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부모는 자신들이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평생 을 했던 고단함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기만을 바라며 키웠다. 부모의 일을 이어 받는 젊은 어업인이라는 기특함과 대견함보다 서운함 이 더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사실을 박 씨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더 포기할 수 없었다. 아니, 오기가 발동했다. 이곳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아니던가? 어릴 적부터 보아 온 부모님의 그늘이 그에겐 가장 확실한 믿음이자 기댈 수 있는 언덕이었다. “기계과를 졸업하고 관련 회사에 취직해 회사원으로 사는 것이 정말 재미없었습니다. 직장은 저에게 경제적인 여유를 안겨줬지만 항상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었죠. 제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있었다고 할까요?” “자연이 주는 것을 감사 히 여기며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잊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생각은 저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몇 개월을 싸우고 지금도 틈만 나면 진로에 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지만 정작 저는 지금의 삶이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