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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줄포만 혹은 곰소만, 갯벌의 진짜 이름은? “글씨요, 줄포만이라고 알랑가 몰라.” 의외의 대답이었다. 부여군 일대를 둘러보며 주민들에게 줄포만에 대해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 은 한결같았다. 줄포만이 언제부터 줄포만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그 연원이 무엇이었는지 속시원 히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갔다. 줄포만 갯벌을 둘러보던 중 곰소항에서 우연히 만난 군청 직원이 그 이유를 소상히 알려주었다. “일제시대 때 ‘줄포만’이라는 이름이 토지행정록에 쓰이면서 줄곧 그렇게 부르게 되었습니다. 하 지만 줄포만이라는 이름을 일본 사람들이 붙인 것은 아니었어요. 옛 문헌에도 줄포만이라는 이름 을 확인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옛날에 어업이 이 지역의 주된 산업이었을 때 줄포항이 발달하게 되었는데요. 줄포만을 사이에 두고 북쪽의 부여와 남쪽의 고창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고 교역하면 서 줄포항의 입지는 더욱 커져갔습니다. 하지만 어업에서 관광으로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줄포항 은 쇠퇴해졌고 곰소항이 유명한 젓갈시장으로 이름나기 시작하면서 ‘곰소만’이라고 부르게 된 것 입니다.” 더욱이 지난 1990년대에 줄포항 주변에 제방을 세우고 물을 막으면서 줄포항은 지도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곰소항은 줄포항을 대신해 전북지역 해양권에서 이름난 명소로 거 듭나게 된다. 곰소항이 젓갈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역이 줄포만 갯벌을 비롯해 다양한 해양환경과 접해있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거의 대부분의 젓갈을 이곳 곰소항에서 맛볼 수 있다. 천덕꾸러기에서 모두의 자연유산으로 변산반도의 꼭대기 변산(邊山)에서 바라보는 줄포만의 모습은 시시때때로 다양하다. 물때에 맞춰 모습을 달리하는 것은 여느 갯벌이나 마찬가지겠지만 97㎢에 이르는 전체 줄포만 중에서 2/3가 넘 는 69㎢의 광활한 바다가 새색시 옷을 갈아입는 듯 하루에 두 번씩 모습을 달리한다. 길이가 20km 에 이르고 폭이 7~9km에 달하는 거대한 바다가 하루아침에 육지로 변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신기할 따름이다. 1 줄포만 갯벌 전경 2 줄포만생태공원의 갈대숲 풍경 3 줄포만 생태공원을 둘러보는 사람들 2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