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page

2부. 역사의 부름 앞에 91 빨치산 토벌대장에게 본인은 이 나라 청년으로 구국에 불타 인민을 위해 싸우고 있소. 내 가 묻는다면 귀하도 같은 대답을 하리라 믿소. 우리가 비록 전투를 하 는 처지이지만 서로가 가슴을 열고 민족의 앞날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해 봅시다. 조국을 위하는 뜻이 같다면 정치상의 견해차이는 얼마 든지 대화와 토론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소. 만나는 장소는 어디든지 개의치 않을 테니 복병을 잠복시키거나 수행원을 대동함이 없이 단둘이 만날 장소와 시일을 정해 우리 연락원에게 보내시오. 전북도당 정치위원 오 某, 최 某.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차일혁의 생각과도 일맥 통하는 바가 있 었다. 비록 공비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대화를 원한다면 꺼릴 까 닭이 없었다. 차일혁은 기꺼이 만나겠다는 답장을 써서 그들에게 보내고 상부에 서한내용을 보고했다. 그러나 군당국에서는 절대불 가의 입장을 표명했고 도경사령부에서도 혹시나 놈들의 기만술책 에 걸려들 수가 있으므로 대리인을 보내라는 지시를 했다. 차일혁 은 직접 만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상부의 지시에 따르는 수 밖에 없었다. 1중대장 우희갑 경위가 차일혁 대신 6․25전 북한에서 중앙인 민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오 某와 최 某를 만났다. 요는, 발전소는 우리 것도 아니고 당신 것도 아닌 인민의 재산 이니 어느 편이 패해 후퇴하더라도 서로 파괴하지 말자. 발전소를 공격한 것은 파괴하고자 함이 아니라 혹시 당신들이 중공군에게 내쫓길 때 발전소를 파괴할까봐 보호하려고 했던 것이다. 우리와 함께 있는 사람들 중에 비무장인들도 상당히 있다. 이들은 단순부 역자들이거나 노약자, 짐꾼들이므로 당신들이 관대히 대해준다면 이들을 내려 보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런 계기로 서로 연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