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page

2부. 역사의 부름 앞에 85 으로는 도저히 적의 부대에 응전할 수 없는 것이고, 최후의 일전 을 각오했을 때 마지막 발사용 정도였다. 이 주임에게 전화로 명령한 것은 6시 15분. “출발하라, 돌아올 때는 양쪽에서 지원사격을 하겠다.” 하고 전화를 끝낸 뒤 적이 막고 있는 옹동길 쪽으로 일제히 박 격포, 경기관총, 소총을 대놓고 차일혁은 팔목시계를 주시하였다. 옹동에서 칠보까지 최고 속도로 달리면 7분이면 족하다. 1분, 2분, 3분이 지난 뒤 침묵을 깨고 돌연 포가 일제히 터졌다. 발사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갑자기 일제히 사격을 시작하자 적은 의아하게 여 기며 비켜섰다. 그 순간 이 주임이 탄 자동차는 쏜살같이 갈라진 포위망을 뚫고 지휘소에 도착했다. 속은 걸 안 적은 실탄을 실은 차를 향해 선제 사격을 해왔으나 이미 때는 늦었던 것이다. 실탄이 도착하자 침울 했던 대원들의 사기는 고조되고 적의 총탄이 쏟아지는데도 포복 으로 실탄을 운반했다. 그때 흉탄이 자동차 위에 있던 운전수와 보신병의 가슴에 명중되고 엔진에 관통되었다. 실로 맹렬한 사격전이 전개되었다. 실탄이 들어오자 아군은 물 러섬이 없이 적과 치열한 교전을 감행하여 3시간 만에 적의 포위 망을 뚫고 격퇴시켰다. 모두들 불사신처럼 돌격하고 또 돌격하여 이중 삼중으로 둘러싼 대부대를 격퇴시킨 것이다. 1951년 1월 16일. 차일혁 부대는 마침내 칠보발전소 탈환에 성 공한다. 10배 가까운 적과의 대결에서 기적적으로 승리한 것이다. 탈환작전까지의 전과는 사살 68명, 무기노획 12정, M1 3정, 소련 식 장총 2정, 수류탄 5개, 실탄 6백발이었다. 이 전과는 전부 적이 아군 부대를 포위하고 기습했을 때 결사적으로 싸워 얻은 것이다. 발전소를 확보하기까지 아군의 피해는 전사 12명, 부상 22명이었 다. 차일혁이 옷을 벗어보니 살갗이 따끔따끔 아리고 빨갛게 총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