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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역사의 부름 앞에 81 미터를 나갔으나 다리에 총알이 관통되어 또 쓰러졌다. 바라보는 대원들의 입 안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차일혁은 더 이상 학도병 을 보내서는 안 되겠다 생각하고 이한섭 경사의 화랑소대원 중 자 원한 한 대원에게 다시 작전명령을 전하게 했다. 모두는 한마음으로 그의 성공을 빌었다. 그러나 그 역시 3백 미 터 지점에서 어깨에 관통상을 입고 쓰러지고 말았다. 대원들은 모 두 숙연한 채 말이 없었다. 적의 총탄은 불을 뿜었지만 부대원들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차일혁은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그때 다시 한 대원이 앞으 로 나섰다. “대장님 제가 가겠습니다.” 그는 화랑소대장 이한섭 경사였다. 학교선생이 꿈이라는 이한섭 은 노총각이었다. “가면 죽을 텐데 그래로 가겠느냐?” “제 고향은 제가 지켜야죠.” “저희도 소대장님과 함께 가겠습니 다.” 화랑소대 대원 이영수와 심갑천, 양성근이 앞으로 나섰다. “너희들도 죽음을 마다 않고 같이 가겠다는 것이냐?” “함께 죽겠습니다.” 네 명의 대원은 즉시 배낭에 흙을 잔뜩 담아서 방패처럼 둘러메 고 제방밑을 포복해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바 라보았다. 적의 총탄이 쏟아졌다. 모두들 숨을 멈추고 눈썹조차 깜박이지 못했다. 네 명의 대원은 몇 백 미터쯤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총탄은 불을 뿜었지만 네 명의 대원은 사격지점을 벗어났 다. 휴우우……전 대원들의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 드디어 작 전명령이 포위되어 있던 이원배 중대장에게 무사히 전달되었다. 차일혁의 신호로 공격을 개시하여 칠보발전소에 갇혀있던 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