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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68 구이면 분주소장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방면시킬 테니 주위에 부 역한 일로 숨어 지내는 사람이 있다면 자수시키십시오. 아무리 인 민군에게 협조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수하면 당국에서 관대히 처분하도록 저도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씨족간의 알력 같은 한풀 이는 더 이상 하지 맙시다.” 차일혁의 연설을 들은 주민들은 그나마 안도의 숨을 몰아쉬는 것 같았다. 총을 쏘는 빨치산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공비를 토벌한 다음 에는 선무공작을 잘 해서 주민들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같은 주민 들끼리 헐뜯고 밀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들의 말을 듣는다 면 마을주민 전체가 걸려들게 될 것이고 원한과 증오는 더 깊어질 것이 분명했다. 사돈과의 약속도 있고 해서 차일혁은 밀고하는 주민들을 혼내 서 돌려보냈다. 사돈을 통해 부역자들이 속속 자수해 왔다. 그들 중에는 놀랍게도 광곡리에서 그에게 총을 쏜 자도 끼어 있었다. 고양이 앞에 쥐가 되어 처분만을 기다리는 그를 바라보는 차일혁 의 입장은 난처했다. 부하들은 인공시절 그가 대장에게 부상을 입 혔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라며 화를 냈다. "저런 자를 살려두면 안됩니다. 가능한 한 용서해준다고 하지만 그런 악질적인 사람까지 용서해 준다면 적과 싸우는 우리들의 사 기도 떨어져 버릴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희들이 용서할 수 없습니 다.” 차일혁은 부하들을 설득시켜 내보냈다. “네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니 나도 용서하겠다. 하지만 두 번 다 시 잘못을 범하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몇 번이나 고맙다고 절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유가족 대원들의 반발이 커서 결단을 내리기 힘들었지만 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