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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64 각오했다. 어스름하게 새벽이 동터오자 “적정발견”이라는 고함이 터졌다. 이제야 적과 싸움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적의 방향을 알았으니 화력을 적의 방향에 집중시켜야 했다. 하나뿐인 중화기부대는 다 릿골을 지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차일혁은 특공대 세 명을 뽑았다. 이봉구, 주범선, 김경구가 앞으로 나섰다. “군들의 충정은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그들은 총을 버리고 머리에 태극기를 질끈 동여맨 채 수류탄 2 개씩을 갖고 중화기부대를 향해 달음박질해 나갔다. 특공대를 향 해 적의 총탄이 비 오듯 쏟아졌다. 1중대장 우희갑에게 좌측의 적 진점령을 명하고 차일혁은 우측고지를 맡았다. 20, 30분이 지나자 박격포탄이 양측고지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 했다. 정동렬 중화기 중대장은 달구지에 중화기를 싣고 대기 중이 었는데 총격으로 다릿골을 채 건너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민 군들로부터 빼앗은 소련제 82미리 박격포 하나와 미제 60미리 박 격포 두 개가 전부였다. 그러나 포탄은 미제밖에 없었기 때문에 소련제 82미리 포신에다 미제 81미리 포탄을 사용해야 했으므로 명중도가 정확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박격포탄이 산중턱을 향해 날아가 화염이 치솟자 아군의 사기는 살아났다. 적의 총격은 뜸해 졌고 “좌측고지 점령”하는 고함이 터졌다. 차일혁도 의분심과 적개심이 한꺼번에 끓어올라 고함치며 “우 측고지 돌격”을 명령했다. 차일혁이 앞장서서 달려가니 뒤따르는 대원이 하나 둘 늘어나 나중에는 전 대원이 “와!” 하면서 적진을 향해 돌격을 감행하였다. 적들은 드디어 퇴각하기 시작하였다. 우 측고지를 점령한 시각은 오전 11시 20분이었다. 6시간 20분을 적 과 교전했던 것이다. 차일혁 부대는 저녁 7시에 항가리로 귀대했다. 불의의 기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