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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58 에서 가져온 이불을 덮었는데, 엄동설한에도 난로는 고사하고 덮 을 이불조차 없는 대원들이 많았다. 밤중에 불시에 야간순시를 돌 며 취침상황을 점검하던 차일혁은 이불도 없이 가마니를 깔고 덮 은 대원을 보고 가슴이 저려왔다. “잘 먹이지도 못하고 이처럼 삭풍이 몰아치는 한 겨울에 적과 싸워야만할 운명이라니, 한참 집에서 호강할 나이에...” 차일혁은 가마니 두장으로 요와 이불을 삼은 어린 대원에게 이 름과 나이를 물었다. 나이 스물의 허민이라는 대원이었다. “이불이 없으면 대원들과 같이 덮으면 되지 않느냐?” 그러나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그는 아주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차일혁은 어떻게 저런 샌님 대원이 전투를 할 수 있 을까하는 걱정과 자신이 그들을 위해 방 한 칸 마련해 주지 못하 는 것이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다. 차일혁은 그들과 잠자리를 함 께 하리라 결심하고 그들 곁에 자리를 마련하게 했다. 대장님이 계시면 저희들이 불편해 편히 쉴 수 없다는 대원들의 만류로 차일 혁은 다른 곳에 자리를 폈지만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다. ▲18대대 훈련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