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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i - 시 경위 이상 경찰관 대부분이 일경 또는 일본군 장교 출신이었으 나 차일혁 총경은 독립운동의 정통성을 이은 몇 안되는 경찰 간부 였다. 차일혁 총경은 동료들의 질투와 경쟁의식에 시달려야 했으 며 상사와의 대립은 항상 그를 힘들게 했다. 그럼에도 사나이로서 의 기개와 배짱이 대단하여 술자리 등에서 상사가 일본노래를 부 르면 술상을 걷어차서 파하게 하는 등 강렬한 민족의식을 보이기 도 하였다. 이러한 행동은 차일혁 총경의 경찰생활을 매우 힘들게 하였지만, 그는 절대고독의 상태에서 자신의 민족정신을 지키면서 살아갔다. 중국에서의 항일운동경력을 바탕으로 독립활동의 정통 성을 갖춘 경찰 지휘관이었던 차일혁 총경은 일선 서장 재직 중 부하 경찰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의 기관장과 주민 등 많은 사람 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으며 이들과 격의 없는 관계를 유지하 였다. 차일혁 총경의 삶의 철학을 엿보게 하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전라남북도의 경계에 있는 갈재에서 차일혁 총경은 당시 눈물 의 여왕이라 불리며 이름을 날리던 백조가극단의 전옥 단장과 약 간의 실랑이를 벌인다. 18대대에 의해 빨치산의 총격으로부터 구 출된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겨우 안정을 찾았을 때 차일혁 총경은 열정적으로 전옥을 설득하여 무대도 조명도 없는 전장터에서의 백조가극단 공연을 끌어낸 것이다. 전옥도 만만치는 않아 차일혁 총경으로부터 체포된 빨치산 포로의 관람 허용을 받아냈다. 차일 혁 총경과 전옥은 이렇게 영웅적 일화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공 연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빨치산의 습격으로 무대와 객석 은 아수라장이 되고 겁을 먹은 배우들이 공연을 포기하려 한다. 그러나 차일혁 총경은 적이 물러갔음을 보고받고서는 결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