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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282 것을 알 수 있다. 차일혁이 공주지역 유지들과 주민들에게 큰 신 망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사를 마치고 술이 한 순배 두 순배 돌아가자 봄밤의 흥취에 젖은 사람들은 한사람씩 노래를 불렀다. 손님들은 차일혁이 일본 노래를 매우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노래는 일 체 부를 엄두도 내지 않고, 주로 창과 유행가, 미국민요 번안곡 등 을 부르며 흥을 돋우었다. 6월말부터 장마가 시작되어 7월 중순이 되도록 비가 그칠 줄 몰 랐다. 공주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금강은 물이 불어나 제방을 무너뜨릴 지경에 이르렀다. 차일혁은 제방에 틈이 간 것을 확인하 고 즉시 제방을 수축하기로 했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라 골재를 멀리서 구할 수 없어 가마니와 금강 옆 공산성이 있는 구릉의 바 위와 토사를 파내어 막았다. 그리고 굵은 장맛비가 쏟아지는 가운 데 변변치 않은 장비로 밤을 새워 수축했다. 유실 1미터를 남겨두 고 가까스로 제방을 막아 공주가 물에 잠기는 화를 면하게 된다. ▲공주경찰서장 시절(1957년 경찰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