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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278 노무자들이 임금문제로 노사 간의 문제를 일으켜 사업이 곤란을 겪게 되었다. 이에 차일혁은 국가자본육성의 강력한 의지로 노무 자들에게 대응하는 한편, 과거 삼성제사에서의 노무관리 경험을 살려 온건한 대응책도 같이 구사하여 착공 초기의 노사갈등문제 를 무리 없이 해결하는데 일조를 하게 되었다. 1956년 2월, 그는 관사에 지역유지들을 초청하여 회식을 하였 다. 충주교육감, 충주읍장, 보신병을 지냈던 유도수가 참석하였다. 부하직원을 관내 유지들과 같이 동석시키는 것으로 보아 부하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차일혁은 자작시조를 거 의 명창수준으로 읊는다. 불과 몇일 불러본 세월이 세월이 여려 돌아간 곳이 다시 온다. 저 긴 세월이 . . . . 건곤봉만 가라. 어찌 가나 . . . . 날로 나로 시조의 특성상 길게 이어지는 음이 있어 다 듣지 못해 들을 수 있는 부분만 옮겨 보았는데69)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이별에 대해 암시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생’이란 시도 낭 독한다. 인생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물래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69) 차일혁은 충주서장 시절부터 녹음기에 지인들과의 담소나 만찬, 경찰서 회식 등이 있 을 때 녹음해두는 것을 좋아했다. 녹음테이프는 차일혁의 유족이 제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