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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전쟁은 끝났지만 275 4부. 전쟁은 끝났지만 ❚구두닦이 소년들을 위한 학교 공비토벌이 거의 끝나가고 지리산에서 총성이 잦아들 무렵, 차 일혁은 1954년 9월 6일 충주서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차일혁과 그 의 가족은 지리산을 떠나 멀리 충청북도 충주로 올라오게 되었다. 경감으로 무주경찰서장과 임실경찰서장을 거쳤지만 총경 서장으 로는 처음 가는 자리였다. 서전사에서의 성공적인 빨치산 토벌과 이현상 사살에 대한 공로로 그 당시 비교적 큰 규모에 해당하는 충주경찰서장으로 발령나게 된 것이다. 휴전이 성립된 지 오래였지만 전쟁이 남긴 상처는 쉽게 지워지 지 않았다. 거리에는 유랑 소년들이 많았다. 부모와 집을 잃고 갈 곳 없는 소년 소녀들은 신문팔이, 껌팔이, 구두닦이 생활을 하며 연명하고 있었다. 지방의 소도시였던 충주의 풍경도 마찬가지였 다. 생계를 위해 떠도는 어린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으로 고민하던 충주서장 차일혁은 그 아이들을 위한 야간학교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충주경찰서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차일혁 서장의 뜻에 동감을 표시하고 월급에서 조금씩 모아 ‘충주직업청소년학원’ 개설에 참 여했다. 차일혁은 부족하나마 경찰서 운동장 한모퉁이에 판자로 건물을 짓고 학생들을 모집했다. 정원은 60명이었는데 아이들은 80여 명이나 지원해 왔다. 그 중에는 나이가 스무살이 다되도록 초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청년도 있었다. 당시 충북일보는 이 ‘충주직업청소년학원’에 관하여 상세히 기 사를 실었다. 68) 초대원장으로 취임한 차일혁은 인터뷰에서 “어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