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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272 헌시 지리산 영기 받아 여기 태어나 겨레의 희망 속에 고이 자라서 이제 피려든 백의의 꽃봉오리 패역의 총탄 터지는 초연 속에 산화한 그대 그리운 그 모습이 나의 고달픈 호흡 안에 스며든다 정영 그대는 그대는 이 길을 가고 말았구나 오호 치안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아 통일과 영광의 새날이 오면 그대 포드득 흰 비둘기 되어 못 다한 삶을 노래하라 영원히 서전사 2연대장으로 지리산에 들어온 지 2년, 제18전투경찰대대 장을 시작으로 공비토벌에 밤낮없이 전장을 누빈지 5년, 차일혁에 게도 피비린내 나는 전투의 세월도 끝나고 있었다. 이제 차일혁은 화약냄새가 밴 전투복을 벗고 민생과 치안을 다루는 일선 경찰서 장으로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