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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256 치료를 하곤 했다. 돼지를 잡아 껍질을 이 某에게 덮어 씌웠다. 그의 얼굴은 더욱 더 새파랗게 변해가고 있었다. 이미 치료는 불가능했다. “나중에 우리가 구천에서 만날 때는 민주주의도 공산주의도 없 는 곳에서 만납시다. 이제 말을 안 해도 좋으니 고개만 끄덕여 주 시오.” 차일혁은 지도를 펴서 이현상이 숨어 있을 만한 몇 곳을 가리켰 다. 반야봉 남쪽 빗점골을 가리킬 때 이 某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 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이 某의 시신은 부인으로 하여금 수 습해 가게 했다. ❚이현상의 죽음 이 某를 통해 어렴풋이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서전사 사령관 실에서 작전회의가 열렸다. 63) 차일혁은 심문결과를 김 사령관에 게 보고하였고, 김 작전과장은 자기의 의견을 말하였다. 이날 회 의로 새로운 작전명령이 하달되었고, 작전 지도를 그렸던 작전주 임 한 某는 작전이 끝날 때까지 영창에 가두어 둘만큼 보안을 철 저히 유지케 했다. 서전사 전방지휘소를 용강에 설치하고, 2연대 는 본부를 쌍계사로 전진 배치하라는 작전명령이 하달되었다. 이현상이 있다고 알려진 빗점골은 쌍계사에서 4킬로미터 남짓 한 거리였다. 그곳은 반야봉 남쪽의 1183고지로 향하는 능선으로, 일대는 1천 미터 이상의 험산 준령이 이어져 있어 시계(視界)가 극히 불량하고 가파른 절벽과 계곡으로 작전이 힘든 지역이었다. 1953년 9월 6일. 원범리에 보급투쟁을 위해 이현상의 직계부대 63) 본문은‘아 ~ 살아 있다! 대한민국 경찰의 혼’700~705쪽과‘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의 수기’를 토대로 재구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