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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250 근에 잠복한 양 某 조는 다음날 새벽 4시경에 섬진강을 건너려던 2명의 공비들을 발견하고 사격하였으나, 1명은 도주하여 행방이 묘연하였다. 잠시 후 근처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을 발견한 잠복조 는 부상당한 공비를 덮쳐 생포해 왔다. 총상을 입은 다리의 피를 멈추게 하려고 성냥불로 지지다가 불빛이 새어나가 생포를 당한 것이다. 이곳에서 부상 공비 1명이 생포되었다. 연대본부에 인계된 포로 는 시종일관 입을 굳게 다물고 어떠한 심문에도 불응하며 묵비권 을 행사했고, 상처조차 치료하지 못하게 거부하며 “조직이 살고 전체가 보존되기 위해서는 개체는 희생을 감수해야한다”며 어서 죽여 달라고 항거하였다. 차일혁은 그를 연대장실로 데려오게 했다. 그리고 부하들에게 그의 손을 풀게 하고, 위생병을 불러 간단한 치료를 하게 했으나, 그는 치료를 거부하고 위생병의 접근조차 거부했다. “당신이 토벌대장이오?” “그렇소. 내가 바로 당신들이 가장 증오한다는 차일혁이오. 당 신은 한번 쯤 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오.” “우리들은 산에서 오랫동안 생활해 왔기 때문에, 산 아래의 정 보에 대해 그리 밝지는 않소. 잘은 모르지만 당신이 토벌대장으로 가장 선봉에 서서 공격해 오는 것을 보니, 보통 악질이 아니라는 것은 짐작이 가오. 사내로서 당신에게 부탁하겠소. 나를 빨리 죽 여주시오.” “당신이 굳이 죽을 필요는 없소. 휴전되었소. 그러니 이제 당신 의 신분을 밝힐 차례요.” 차일혁이 공비와 정중한 어조로 말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 부하 들은 의아한 표정이었다. “나를 더 이상 욕보이지 말고 죽여주시오. 우리 빨치산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