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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 지리산, 그리고 이현상 247 “누구의 소행이냐?” 그는 전혀 대답이 없었다. 묻지 말고 어서 죽여달라는 듯 냉소 를 띤 표정으로 응시하였다. “누구의 짓인지 어서 말을 해.” 차일혁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공비에게 소리를 질렀다. “이영회 지도부장 소속이다.” 이영회라면 바로 2년 전 구천동 작전 때 차일혁에게 첫 패배를 안겨준 자였다. 차일혁은 1대대장의 옷을 손수 갈아 입혔다. 연대본부에서 열린 그의 영결식에 참석한 부인의 애절한 통곡 소리는 보는 이의 가슴 을 메이게 했다. 이영회 부대는 포로를 관대히 대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 나 1대대장 피습사건의 경우를 두고 본다면, 이영회 부대가 포로 에 대해 잔인하게 온갖 만행을 저지르는 것은 공비들의 최후가 얼 마 남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실례였다. 초기에 이현상 예하의 빨치 산 지휘관들이 보여주었던 관대한 포로 처리방식은 그들 나름대 로의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군경의 토벌에 시달 려온 공비들에게 더 이상 여유는 없었다. ❚제5지구당 해체, 빨치산 몰락 가속화 삼장지역에 대한 2주 간에 걸친 철저한 수색전으로 말미암아 공 비들은 분산하여 들판으로 숨어들게 되었다. 58) 이중 삼중의 포위 망을 뚫지 못한 공비들은 사살되거나 생포되었다. 8월 20일을 전 후하여 빨치산 지휘관들이 계속 사살되어 공비들의 사기는 저하 58) 본문은‘아 ~ 살아 있다! 대한민국 경찰의 혼’을 토대로 작성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