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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246 었다. 그러다가 경찰이 군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작전을 하면서 군 과의 정보교환이 원활치 못하게 되었고, 서로간에 경쟁심리가 팽 배해 있어서 상호 협조가 잘 되지 않아 이렇게 결점이 노출되게 된 것이다. 빼앗긴 무기는 고사하고 끌려간 대원들의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차일혁은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동안 수많은 어려운 전투를 치뤘지만 이처럼 당황하기는 처음이었다. 대대장이 공비들에게 끌려가는 것을 멀거니 쳐다보고만 있었던 1대대 척후 대원들에게 공비들을 추격하게 할 수는 없었다. 차일혁은 먼저 618부대를 출동시켰다. 그리고 임실에서 데려온 연대 수색대를 투입하여 추격전을 전개하였다. 공비들은 형제봉 쪽으로 도주하고 있었다. 618부대와 연대 수색대는 맹렬히 추격하 여 형제봉 부근에서 그들과 교전하였다. 618부대는 조금도 물러서 지 않고 공격하여 들어가 공비들에게 빼앗겼던 무기를 되찾고, 김 동진 대대장과 5명의 시신을 찾아왔다. 시신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참혹하게 난자당한 채로 버려져 있었다. 618부대의 과감 한 공격에 기세가 꺾인 공비들은 빼앗은 무기를 버리고 도주했다. 공비들을 추격하는데 큰 공을 세운 618부대에 소 두 마리를 사 서 그들의 공로를 치하했다. 함께 수색을 나갔던 2연대 수색대는 빨치산 1명을 생포해 왔다. 그는 여러 곳에 총상을 입고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물, 물...” 기진맥진해 물을 찾으며 신음 소리를 냈다. 지켜보던 대원들은 증오심이 끌어올라 어느 누구도 선뜻 물을 갖다 주려고 하지 않 았다. 차일혁은 그에게 물을 갖다 주었다. 물을 몇 모금 마시고 정신 을 차린 그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