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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242 방면에도 막힘이 없을 정도로 박식하였고, 영어, 중국어뿐만 아니 라 러시아어까지 능통하였다. 특히 볼세비키사에 대해서는 나름대 로의 일가견을 가지고 있었고, 중국 공산당 내의 지도자들에 대해 서도 상세히 알고 있었고, 중국 공산당 군대의 성격과 부대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훤했다. 차일혁과 함께 중국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그는 너무도 일목 요연하게 설명하는지라, 한때 중국군 장교로 있었던 차일혁도 놀 랄 지경이었다. 총경계급의 연대장인 차일혁은 정식 계급이 경사 인 김 某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그는 특히 한문에 정통해 주변 마을의 노인들을 놀라게 하였다. 이후 김 某가 한문에 능하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전주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와 그에게 한문을 배우고자 하였다. 몇 사람이 멀리 서 그를 찾아왔지만 그를 능가할 정도의 한문 실력을 가진 사람이 드물었다. 서전사의 창설 이후 다시 차일혁 부대에 취재를 맡은 김만석 기 자는 김 某와 장시간 대화를 나눈 후 소문을 들었다며, 박학다식 한 김 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某 군이야말로 이 땅에 둘도 없는 수재임에 틀림이 없소. 그런 아까운 인재가 총을 잡고 있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나 같은 지방신문 기자보다 한 차원 높은 합동통신 전주지사장 자 리에 그를 추천하고 싶은데 대장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물론이오. 그와 같은 인재가 이곳에서 썩고 있다는 것이 안타 깝소. 김기자가 잘 알아보고 좋은 자리가 있으면 김 선생을 이곳 에서 하루 빨리 내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연대장님은 정말 인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차일혁은 그가 전투경찰보다는 학자가 더 어울릴 것 같아 618부 대를 그만두고 신문기자나 다른 것을 해보라고 권유도 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