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page

3부. 아! 지리산, 그리고 이현상 235 산 토벌에서 뛰어난 전과를 거두는 비결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차일혁은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항상 빨치산의 입장이 되어서 빨치산 토벌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효과적인 작전을 펴곤 합니다.” 차일혁의 빨치산 토벌작전을 분석해 보면, 정규전과 비정규전 (유격전)의 장점을 두루 취하여 수행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국 군 복무 시 포병 장교를 하면서 익힌 포병술 및 중화기를 적절히 구사하여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한 후 과감히 정면 돌파하는 방법 을 구사하였다. 무주 구천동 삼공리 전투 시에는 적의 유인책에 말려들어 이러한 작전을 구사하지 못하였으나 나머지 작전을 보 면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삼공리 전투 시에도 매복에 빠진 부하들이 계곡으로 유인되었을 때 과감 히 산 정상 부근으로 이동하여 탈출하라고 독려한 것은 그가 유격 전에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다. 그의 판단에 부하들의 많은 목숨을 건질 수가 있었다. 차일혁은 유격전에 대하 여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유격전은 비포장도로에서 시속 90km의 속도로 달리는 짚차의 바로 코앞에 장애물이 나타나서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과 같 다. 어차피 충돌하게 되어 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것인가? 그냥 가야 되는가? 짚차에 나 하나라면 브레이 크를 밟아도 되지만 4~5명이 타고 있다면 그냥 가야될지도 모른 다. 장애물을 그냥 통과하면 잘하면 살 수 있다.” 많은 수의 아군이 뒤에 있고 앞에는 무수한 적이 있는 회피할 수 없는 유격전 상황에서는 정면 돌파만이 유일한 해답이라는 점 을 강조하고 있다. 차일혁은 남한 빨치산에 대한 나름의 분석을 하는데 매우 정확 하게 파악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