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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 지리산, 그리고 이현상 229 수류탄을 물 속에 던지다가 실수하여 손가락 세 개가 달아나는 중 상을 입었다. 차일혁은 전투 중에는 산 짐승을 잡지 않았는데, 그 날은 자신의 불문율을 깨뜨리고, 많은 부하들과 공비들이 희생된 바로 그곳에서 크게 다치게 된 것이다. 차일혁은 병원에서 마취 도 하지 않고 손가락 뼈를 자르고 실로 꿰맸다. 그런데 보안계장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날로 도경에 가서 김 某 경찰국장에게 훈련 중 수류탄을 잘못 다뤄 부상을 당했다고 허 위 보고를 해버렸다. 차일혁이 시킨 것은 아니었지만 상사를 위해 서 한 허위 보고였다. 그러나 다음날 최 보안과장의 무주방문으로 모든 것이 밝혀졌다. 급기야 감찰과장과 김 국장이 직접 무주에 와서 보안계장을 면직처분했다. 차일혁은 경찰에 들어와 세 번째 로 사표를 제출한다. 대신에 허위 보고는 자신이 시켜서 한 일이 니 보안계장을 선처해 달라고 했다. “차 서장은 24시간 내로 임실서장으로 부임하시오. 사표는 공비 토벌이 끝난 후 내무부장관에게 내시오. 차 서장을 아끼는 마음에 서 이번만은 눈감아 주겠소.” 김 국장은 뜻밖의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임실경찰서장으로 수류탄 사건으로 차일혁은 갑작스레 무주에서 임실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임실에 부임한 차일혁은 1월 2일 다음과 같은 취지로 경찰관들 에게 훈시를 한다. 55) 우리는 민중의 공복이 되어야 할 것이니 민을 대할 때는 언제나 웃는 55)‘신문에 난 전투기록 모음집’, 후암,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