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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222 은 덕유산을 포위하여 공비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차일혁이 지휘하는 무주경찰서 부대는 한 달 전 치욕적인 패배를 안겨준 삼 공리로 출동하였다. 비교적 전투에 능한 대원들을 지휘하다가 갓 훈련을 마친 대원들을 이끌고 출동하는 길에 차일혁은 계장, 주임 에게 중대장, 소대장이라는 입에 익은 말들을 자신도 모르게 사용 하였고, 보안계장도 차일혁에게 서장님이란 호칭 대신 연대장님이 라 불러 서로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경찰서 부대를 이끌고 처음하는 전투인지라 어색한 점이 많았 다. 서원들은 그동안의 고된 훈련으로 이제 전투부대 못지않는 기 민하고 일사불란한 행동을 보여 주었다. 계곡에는 눈이 쌓여 공비 들의 행동이 지극히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부대를 배 치하였다. 이병선 대대장이 지휘하는 18대대는 무주의 경비를 담당하기 위하여 구천동 입구인 나제통문에 주둔하였다. 헤어진 지 얼마 되 지 않았지만 대대장 이하 대원들의 얼굴을 대하자 차일혁은 참으 로 반가워했다. 이제는 혼자서 부대를 잘 이끌고 있는 이병선에게 차일혁은 현지 경찰서장으로서 적의 동태를 알려주고 건투를 빌 어주었다. 군경 합동작전이 계속되고 있던 중에 공비 2명이 안성지서에 귀 순해 왔다. 보기 드물게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였다. 가끔 여자 공 비들을 생포하거나 사살한 적은 있었으나, 남녀 공비가 함께 귀순 해 온 것은 드문 일이었다. 안성지서 주임인 조 경위는 비상 전화로 보고했다. “서장님 귀순한 공비가 뭔가 할 말이 있다는데, 높은 분이 오기 전에는 절대 입을 열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표정으로 보아 서는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차일혁은 안성지서로 급히 갔다. 귀순한 공비들은 굶주림과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