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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 지리산, 그리고 이현상 217 다. 전주에서 무주를 가려면 직통인 이 길을 가지 못하고 대전 영 동을 돌아야 했다. 뒷좌석에 앉은 유도수, 최순경(崔順庚)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 다. 비좁은 지프차에는 차일혁을 위시하여 아내와 아들, 보신병 2 명, 그리고 대원군의 난초 그림을 팔러왔다가 함께 살게 된 할머 니 등 모두 여섯 명이 승차하였다. 차일혁네 집에 살게 된 할머니는 그동안 식구들과 정이 들어 아 들에게 한문을 가르치며 집안의 대소사를 거들어 주셔서 같이 무 주로 가게 되었다. 무주는 예로부터 올 때 울고, 갈 때 운다는 말이 있었다. 험한 재를 넘어오면서 귀향살이 하러 오는 것 같아 울고, 떠날 때에는 인심이 후하고 경관이 뛰어난 무주를 떠나기 아쉬워 운다는 말이 었다. 무주경찰서에 도착한 차일혁은 구천동 작전에서 낯을 익힌 김 계천 사찰계장의 안내를 받아 서장실에서 군수, 면장 등 무주의 유지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이어 무주경찰서 연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했다. 무주여중 박 某 교사가 무주군민을 대표 해 꽃다발을 증정했다. 차일혁은 연병장에 모인 주민들에게 간단 한 인사말을 했다. “친애하는 무주군민 여러분, 뜨거운 환영에 먼저 감사드리고, 이 환영 속에 들어 있는 무언의 기대와 격려에 보답할 수 있도록 분골쇄신 맡은 바 임무를 기필코 다하겠습니다. 나는 단시일 내에 공비들을 격멸하여 치안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이곳 무주 의 산기슭 개천마다 나와 공비들과의 결전장이 아니었던 곳이 없 습니다. 사랑하는 전우들의 고귀한 피가 뿌려져있는 이곳에서 산 화한 대원들의 복수를 하여 그들의 명복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도 공비들이 절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완전한 민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