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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 지리산, 그리고 이현상 215 단지봉 전투였습니다. 단지봉이 있는 안성면은 무주에서 가장 중 요한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안성면이 무너지면 무주는 함락된 거 나 다름없습니다. 공비들도 항상 안성면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현 상이 입산해 세력을 키웠던 곳도 바로 덕유산이었고, 새로이 남하 해서도 덕유산에 부대를 정했습니다. 그래서 공비들은 항상 덕유 산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거나 부대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무주나 정읍의 경우 경찰서장이라도 전투경찰과 마찬가지로 대 원들을 이끌고 공비토벌을 직접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김두운 정읍서장의 체험담이었다. 정읍이나 무주와 같이 공비들의 준동이 심한 곳은 다들 꺼리는 지역이었다. 김두운 서장은 차일혁과 비슷한 성격으로 누구 앞에서든지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렸는데, 그 역시 도경국장 앞에서도 직언을 서슴치 않았다. “어떤 놈은 빽이 좋아 요리조리 험한 곳은 피해다니며 지도도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부하의 공을 자기 것인 양 가로채고 있습니 다. 그러면서도 재물에 눈이 어두워 온갖 짓을 다 저지르고 있습 니다. 그런데 어떤 놈은 재수가 없어 초말단 의용경찰과 함께 돌 격 돌격 외치며 양손에 수류탄을 빼들고 전투를 벌여야 합니다. 이래가지고 일선 경찰의 사기가 오르겠습니까?” 김두운은 무주군 안성면 탈환작전을 이야기하면서 경찰의 고질 적인 문제점을 이야기 했다. “무주에 가시거든 안성면을 잘 지키십시오. 안성이 무너지면 무 주 전체가 위험합니다. 안성지서는 지금 정읍경찰서 경비계장을 하고 있는 조 경위가 적임입니다. 그는 체구는 작지만 다부지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입니다. 또 김 某를 잘 이용하십시오. 김 某는 공비였지만 내가 죽이지 않고 살려서 경찰로 임용했는데, 발이 빠 르고 전투에 능합니다. 조 경위와 김 某만 잘 쓰면 공비들이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