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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 지리산, 그리고 이현상 213 는 모두 한민족, 한 핏줄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 니다.” ❚무주경찰서장으로 대규모의 군경합동 공비토벌작전을 앞두고, 무주경찰서가 백주 에 공비들의 습격을 받아 유치장에 갇혀있던 자들이 공비들에 의 해 모두 풀려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주경찰서장은 직위해제 되 고 경무과장이 직무대행하고 있었다. 도경에서는 공석중인 무주경찰서장에 차일혁을 보내려고 했다. 차일혁은 무주 구천동 전투의 패배가 떠올라 내키지 않아했다. 차일혁은 종군기자 김만석을 만나 심정을 토로했다. 싸구려 술 집에서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곤드레만드레 취하였다. 김 기자는 경찰서장으로 가게 될 차일혁을 위로해 주었다. “차 대장은 자기 맡은 임무에 대해서 미쳤다 싶을 정도로 몰두 하는 사람 아니오? 도경국장에게도 하고 싶은 말 다해야만 성질이 풀리는 사람이 경찰서장 업무를 못해 내겠소?” “김 기자, 우리 부대 패전 소식은 왜 보도되지 않은 거요?” “보도야 안됐지만 후일을 위해 차 대장이 잘 기록해 놓으시오.” 김 기자는 비록 가냘픈 체구이지만 학창시절에는 정구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대동아전쟁 말기에는 징집되지 않으려고 전기기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던 그였다. 이제는 걸맞지 않은 기자생활을 하 는 그는 박학다식하여 모르는 것이 없었다. 오랜만에 단둘이서 취하도록 마시자 김 기자 특유의 술주정이 시작됐다. “야, 일혁아! 너는 경찰이 적격이야. 네가 경찰이 안 되었으면 빨치산 두목이 되었을 거다. 빨치산과 토벌대가 극과 극인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