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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 지리산, 그리고 이현상 211 18대대원 사이에 존재하는 이 같은 규율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이 는 차일혁이 강한 전투경찰 부대를 만들기 위해 짜낸 묘안이었다. 전투경찰이 한직이라 하여 대부분의 경찰들은 전투경찰을 꺼렸 다. 설령 전투경찰이 되었다 해도 기회만 있으면 다른 곳으로 빠 져나가려고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18대대는 일단 들어오 면 다른 부대로 전출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모두가 죽기를 각오 하고 부대에 머물렀기 때문에 불평불만이 없었다. 차일혁도 부대 원과 같이 먹고 야숙하며 고생을 함께 겪었다. 그러자 부대원들은 차일혁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게 되었고, 차일혁은 완전한 통솔 력과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한편 윤 국장의 이임으로 철주부대는 해체될 위기에 놓였고 다 른 부대로 전출가는 대원들을 붙잡을 형편도 아니었다. 차일혁 역 시 조만간 이 부대를 떠나야 할 지경이었다. 윤 국장의 후임은 전 某 경무관이었다. 차일혁이 공비들로부터 탈환한 칠보발전소는 17대대 일부와 정읍경찰서 의용경찰대, 청년 방위대로 편성되었던 칠보발전소 전투경찰 경비대대가 맡고 있었 다. 그들은 극도로 열악해진 보급으로 하루 두 끼조차 힘들었고 대원들 중에는 짚신을 신은 자도 있는 등 의복도 남루하기 그지없 었다. 견디다 못해 칠보발전소 전투경찰 경비대대 대대장 김 某 경감이 차일혁에게 도움을 청해왔다. 차일혁은 국가의 기간시설을 지키는 그들이 최소한의 의식주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어 처구니없게 생각했다. 도경에서는 당연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함 에도 서로들 책임 전가에 바빴다. 차일혁은 김 某 대대장 사정을 듣고 국장실을 발로 박차고 들어갔다. “저는 국장님의 청렴결백한 성품과 뛰어난 행정력에 대해 존경 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한 말씀 드려야겠습니다. 밥을 굶으면서 전쟁할 수 있습니까? 배를 채워야 산도 타고 공비토벌도 할 것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