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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 지리산, 그리고 이현상 207 차일혁은 윤 국장에게 그동안의 전투에 대해 보고를 하고 사표 를 제출했다. “본인의 미숙한 작전으로 많은 대원들을 희생시켰습니다. 책임 을 지고 물러나겠습니다.” “무슨 소리요? 물론 구천동 작전에서 차 대장이 처음으로 패배 를 해서 많은 희생을 당했지만 그래도 6지대를 섬멸하는 등의 성 과도 있지 않소? 차 대장답지 않게 무슨 그리 약한 소리요?” “저는 더 이상 경찰에 머물고 싶지 않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 는 경찰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차일혁이 도경을 나서는데 지리산전투경찰대 작전참모로 있다 가 이리경찰서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 총경을 만났다. 그는 9ㆍ 28 수복 후 고창경찰서장으로 고창수복작전을 했었다. 그때 차일 혁은 급조된 18대대장으로 그 작전에 참가하여 매우 가까운 사이 였다. “지리산의 공비들은 어떻소? 이현상 부대는 조용합니까.” “말도 마시오. 소방차 노릇하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오.” 그는 강한 함경도 사투리로 그곳 실정을 이야기했다. 이현상 부 대가 기습하고 나면 뒤늦게 출동해 뒷수습하는데도 정신이 없다 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작전이고 토벌이고 실제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조 총경과 헤어진 차일혁은 완산동에 있는 김가전 전 전북지사 의 묘소를 찾았다. 그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동안의 작전 결과 와 착잡한 심정을 토로하였다. 김 지사 생전에 그의 총애를 받았 던 보신병 최순경(崔順庚)은 감회에 잠겨 눈물을 지었다. 오랜만에 집에 들른 차일혁은 부인과 김규수 경사를 데리고 완 상동에 있는 원각사로 갔다. 그곳엔 공비토벌에서 산화한 젊은 영 령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었다. 새로이 27개의 위패를 모시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