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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 지리산, 그리고 이현상 201 듣고 있던 대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섰다. 차일혁 은 18대대가를 선창했다. 대원들도 한 명씩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18대대가는 차일혁의 초안으로 김만석 기자가 작사하고 전주공고 교사가 작곡한 것이다. 처음 부를 때는 비통했었는데, 분위기가 점차 하나가 되어 우렁차게 주위를 압도했다. 차일혁 부대는 구천동을 향해 진격하기 위해 대열을 정비했다. 본부에 남아 있던 실탄을 모두 분배하고, 도경에는 전우들의 시신 을 찾고 적들을 분쇄하지 않고는 절대 돌아오지 않겠다는 짤막한 보고를 하였다. “대장님은 왜 저를 죽게 내버려두시지 않으셨습니까. 이번에는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이 대대장이 앞장서자 김 중대장이 자기가 앞장서겠다며 우겼다. 구천동 초등학교를 지나 쓰라린 패배를 겪었던 심곡리로 들어 섰다. 화랑소대, 결사대, 돌격대가 척후로 앞장섰다. 후미에는 중 화기 부대가 적들이 있음직한 계곡 능선을 박격포로 공격했다. 1 중대 1소대와 중화기 부대 그리고 무주경찰서 의경들이 처참히 당한 지점에 이르자 차일혁은 비참한 광경에 눈을 감고 말았다. 단일 전투에서 이렇게 많은 전우들이 희생당한 것은 처음이었다. 1소대원 21명, 중화기 대원 6명, 의경 26명 등 61구의 시신을 눈물 로 거두었다. 연락병 유 某의 시신을 대하면서 차일혁은 자신이 그를 죽였다 는 자책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내장산 작전에서 생명을 구해주 었고 항상 차일혁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던 그였다. 김 중대장은 자기 친동생의 시신을 안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었다. 정들었 던 전우들의 시신을 대할 때마다 저들을 죽인 것은 공비들이 아니 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자책감이 떠나지 않았다. 적들이 숨어 있을 만한 지점에 박격포 사격을 수차례 했지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