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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 지리산, 그리고 이현상 197 57사단은 차일혁 부대가 6지대를 섬멸할 때 썼던 작전을 그대로 사용했던 것이다. 나무꾼과 마을 아낙을 이용해 대원들을 안심시 킨 다음 차일혁 부대를 기습해 퇴로를 막고 김 某 중대를 포위해 버렸다. 김 某 중대의 전멸이 눈앞에 다가온 것 같았다. 차일혁은 손수 로켓포를 들고 적들이 퇴로를 차단하고 있는 지점으로 달려가려 고 했다. 대원들이 에워싸고 말렸다. 포위된 부하들을 구하기에 앞서 중요한 일은 아군의 퇴로를 확 보해 놓는 일이었다. 포위되어 있는 김 某 중대가 탈출한다 하더 라도 본 대의 후미가 막힌다면 역시 전멸하고 말 것이다. 차일혁 은 먼저 퇴로로 이용할 수 있는 거칠봉 능선으로 오르는 보안리 뒷산을 확보케 했다. 차일혁은 유 某 연락병을 불렀다. “너는 적의 포위를 뚫고 들어가 김 某 중대장에게 전해라. 20분 후에 퇴로를 만들기 위해 적들의 포위망에 집중 사격할 테니 그 틈을 타서 무조건 후퇴하라고 전해라.” 적의 포위망을 뚫고 차일혁의 말을 전하라는 것은 죽으러 가라 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유 某 연락병은 비장한 얼굴로 적진을 향했다. 적들은 차일혁 부대가 올라갈 지점의 입구를 막아 1중대의 후퇴 를 봉쇄하고 있었다. 1중대를 구출하기 위해 협곡을 따라 올라간 다면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이 분명했다. 힘들어도 그들의 포위망을 결사대로 부수어야 했다. 차일혁이 직접 로켓포를 들고 나서자 2 중대원 전원이 따라나섰다. 이원배 중대장은 자기에게 맡겨달라고 했지만 차일혁은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2중대원 30명과 중 화기를 가지고 적을 향해 나아갔다. 차일혁과 부대원의 모습은 그대로 적에게 노출되어 있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