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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196 (소대), 돌격대(소대)는 무풍 지서주임 심경사가 인솔하는 의경 50 명과 함께 무풍면에서 현내리를 경유하여 제2덕유산 능선을 타고 심곡리로 전진하였다. 차일혁은 거칠봉 기슭에 임시본부를 설치하 고 각 부대를 지휘했다. 18대대 이병선 대대장의 지휘 하에 진격하던 김 某 중대와 중화 기 소대, 그리고 무주경찰서 의용경찰대 약 200명은 1중대 1소대 를 앞세우고 심곡리로 전진하던 중 나무를 지고 가던 농부를 만났 다. 나무꾼은 너무도 태연한 모습으로 이현상 부대는 이미 이틀 전에 짐꾼들을 앞세우고 지리산으로 떠났다고 했다. 그는 앞마을 에 사는 농부라고 자신을 밝혔다. 그는 헤어지면서 이현상 부대는 벌써 지리산에 도착했을 거라며 자기 갈 길을 가버렸다. 마을에도 남자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18대대 대원이 동네 아낙을 잡고 물어보았으나 조금 전 나무꾼과 마찬가지의 대답이 었다. 이현상 부대가 잠복해 있을 거라며 긴장했던 18대대는 그 말을 정말로 받아들이고 긴장을 풀고 마을 주변에 앉아 휴식을 취 했다. 잠시 앉아 있는데 벼락 치듯이 엄청난 빨치산 병력이 마을로 들 이닥쳤다. 순식간에 척후 소대 30명, 중화기 분대 8명, 무주경찰서 의용경찰 30명 등 68명이 전사하고 만다. 김 중대장과 중대원 1백 여 명은 빨치산의 포위에 갇혀 있었다. 이 대대장은 후미에서 지 휘하다가 간신히 본진으로 탈출해 왔다. 이 대대장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면목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다가 권총을 꺼내 자결하려고 했다. 차일혁은 권총을 빼앗고 그의 뺨을 후려갈겨 정신이 들게 하였다. “어떻게 되었는가? 김 중대장은 전사했는가?“ “속았습니다. 속았습니다.” 그는 그 말만 되풀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