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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문화훈장 받는 경찰관 2008년 10월 18일 토요일 오후, 충청북도의 조용한 도시 청주는 여느 때와 다르게 무척 북적이고 있었다. 대규모 인파가 청주 예 술의 전당을 에워싸고 있고, 밀려드는 차량에 인근 도로는 교통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가을 하늘에 헬기 한 대가 나타나자 예술의 전당 주변에 장사진을 치고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카메라 플래시가 하늘을 향해 연신 터지 고 사람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떠들던 소리는 ‘와아’하는 함성으로 통일되었다. 한류 스타 배용준을 보기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 까지 날아온 엄청난 수의 팬들, 언론사 보도진, 행사 관계자 등 고 요했던 도시 청주는 모처럼 찾아든 손님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 다. 헬기에서 내린 배우는 인파를 뚫고 간신히 행사장 안으로 들 어갔다. 이날은 ‘2008 문화의 날’을 맞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에 대하여 문화훈장을 수훈하는 기념식이 거행되는 날이었다. 2) 이틀 전인 10 월 16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인, 화가, 배우, 음악가 등 문화예 술계에서 열렬히 활동하고 공적을 남긴 총 25명의 서훈대상자 명 단을 발표했는데, 그 중에 유독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었다. 전문 예술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명단 중에 독특한 이력을 지닌 사람 이 있었다. 그는 시인도, 화가도, 배우도 아니었다. 그의 이름 앞에 2) 2008년 서훈대상자와 수상자는 전국의 문화예술단체, 지방자치단체, 대학 및 일반국민 으로부터 후보자 추천을 받아 각 분야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의와 정부 공적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