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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184 그래서 차일혁이 기록해 놓은 것을 그가 다시 정리해서 신문에 게재하겠다는 것이었다. 지금 당장은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시일이 지나면 꼭 필요한 기록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결국 차일혁은 그의 끈질긴 설득에 발표를 마음먹게 되었다. 1951년 9 월 18일부터 차일혁의 진중일기가 전북일보에 게재되었다. “6・25 동란 이후 중공의 남침으로 조국의 운명이 최대의 위난에 놓인 오늘, 전 민족이 총 결속하여 미증유의 대 국난을 돌파하고, 조국에 있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것이 아닌가? 차일혁은 유격전에서 부상이 완치되기도 전에 싸울 수 있는 무장을 하기 위 하여 명예도, 계급도, 지위도 초월하고 선배의 추천에 의하여 전 투경찰대대장 임 경감의 보직을 받고 미력한 힘을 조국에 바치기 로 결심하였다.” 이러한 출사표로 시작되는 진중기는 차일혁에 대한 소개와 인 사말로 첫 회를 대신했다. 차일혁은 많은 선배 경찰간부들이 있음 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진중기가 실리게 되자 송구스러워했다. 진 중기를 연재하면서 아쉬운 점은 보안상의 문제로 모든 것을 다 밝 히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일방적인 전투상황들이 열거될 뿐 빨치 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빠질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아들이 서른이 될 때쯤이면 자신의 기록들이 세상에 모두 밝혀지리라 생 각하였다. 며칠 전 추석을 맞아 전쟁으로 학살당한 시민들의 합동위령제 가 전주시청에서 있었는데, 장내는 온통 유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이런 비극이 왜 일어났는지를 밝히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 리라.” 차일혁은 가슴을 후벼파는 처절한 울음소리를 들으며 상념에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