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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164 경찰서는 상부로 보고하는 것을 뒤로 미룬 채 적들과의 정전회담 에 고심했다. 이에 대해 차일혁은 일단은 상부에 보고하여 지시에 따르자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적들이 제안한 정전회담에 대해 보 고를 받은 윤 도경국장과 도경간부들은 공비들과 회담이란 있을 수 없으니 단호히 토벌하라고 지시했다. 기만적인 정전정책은 적들이 가끔 쓰는 수법이었다. 상부에서 즉각적인 토벌지시를 내린 것은 그런 연유에서였다. 그러나 경찰 측은 며칠 동안 적들의 강력한 화력과 교묘한 전술에 크게 당해 당장 그들을 공격할 여력이 없었다. 또한 많은 경찰들이 적들에게 생포되어 있었기 때문에 생포된 경찰의 석방을 전제로 한 정전제 의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장수경찰서장과 차일혁은 부하들을 보내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 지를 알아보려고 했다. 장수경찰서에서는 경비주임 박 경위를 보 내기로 했다. 그래서 차일혁 부대에서도 한 명을 보내 적정을 파 악하기로 했다. 차일혁은 적들이 이현상 부대가 틀림없다면 한번 만나보는 것이 작전에 유익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현상이 직 접 부대를 지휘하고 있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차일혁 부대에서는 누구를 보낼까 살펴보았지만 적당한 대원이 없었다. 일이 잘못되 면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칠보발전소 작전시 어려운 임무를 죽음을 무릅쓰고 완수한 화 랑소대장 이한섭이 가장 적임자인 것 같았다. 그를 불러 물었다. “적들이 정전회담을 제의해 와서 장수경찰서 경비주임 박 경위 가 협상자리에 참석하게 된다. 우리 부대도 적정 파악을 위해 누 군가 보내야겠는데, 자네가 이 임무를 맡아주겠나? 어쩌면 너에게 죽으러 가라고 하는 것이나 같은 말이지만 명령은 아니니까 내키 지 않으면 가지 않아도 된다.” 이한섭 화랑 소대장은 “대장님 말씀이라면 어딘들 못 가겠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