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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역사의 부름 앞에 163 세를 들었다. 이현상 부대는 지난 7월 11일 장수군 명덕리 출장소를 습격하 고, 명덕리를 완전히 유린했다. 그들은 다시 세력을 확장하여 다 음날에는 장계주변에 있는 903고지, 악호산, 백화산, 삼봉고지를 점령하고 순식간에 장계를 석권하여 장계지서를 노리고 있었다. 맨 먼저 장수경찰서 부대가 교전했으나 적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 다. 13일에 남원에 소재한 지리산 전투사령부 소속 205연대가 도 착했으나, 적의 강력한 공격으로 박격포 및 기타 중화기를 뺏긴 채 후퇴하여 적이 더는 진출하지 못하도록 포위망을 치고 관망하 고 있었다. 차일혁 부대가 장계에 도착하였을 때 적들은 3킬로미터 가량 떨 어진 곳에서 물장난을 하며, 아예 차일혁 부대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차일혁은 그들의 희롱하는 듯한 태도에 적개심이 끓어올랐다. 외곽 고지에 한걸음 물러서 포진하고 있던 205연대장 김 총경에게 그간의 상황을 물었다. “적은 마치 왕벌떼와 같이 우리 후방을 포위하여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물러서 있소. 잠시 적의 기세가 꺾이기를 기다리는 중이 오.”하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기세당당하게 명덕지구를 확보한 적들은 경찰 측에 소위 정전 회담을 제의해 왔다. 그들은 남부군 파견대장 임 某의 명의로 명 덕지구 구민을 장계지서에 보내왔다. 주요 내용은 자기들이 점령하고 있는 명덕지구를 자기들의 해 방구로 해달라는 것과 이에 응할 시에는 포로로 잡혀있는 경찰들 을 모두 석방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들은 명덕지구에서 필요한 물자를 약탈하여 운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벌려는 계책 인 것 같았다. 이현상 부대의 첫 교전에서 27명의 경찰관이 포로로 잡힌 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