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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162 길을 막은 것이었다. 아침에 출발하였던 대원들이 오후 늦게서야 전주로 귀대하였다. 7월 15일부로 부임한 윤 도경국장은 숨 돌릴 새도 없이 이현상 부대 출현에 고심하게 되었다. 그는 전임 김의택 도경국장과는 대 조적으로 그동안 태백산 전투사령부에서 많은 공을 세운 전형적 인 무골이었다. 윤 국장은 부임 첫날 오후, 전주경찰서장을 대동하고 출동 준비 에 바쁜 차일혁 부대를 사열했다. 사열 후 윤 국장은 간단한 훈시 를 했다. “나는 전북에 오기 전부터 귀관들의 충성된 조국애와 공비토벌 에서의 공로를 익히 들어 잘 아는데, 이처럼 만나게 되어 가슴 뿌 듯합니다. 앞으로도 본인은 제군들에게 기대를 가질 것임은 물론, 4천 5백 명의 전북경찰들이 제군들과 똑같이 보조를 맞추어 갈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국의 운명이 백척간두로 혼란한 요즈음, 조국의 운명을 건질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청년 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꽃다운 이들이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빈약한 장비와 어려운 난관 속에서도 오늘날 필승의 부대로 거듭 난 것은 모두 탁월한 차 대장의 지도력과 절대명령에 복종하는 여 러분의 군기가 빚어낸 것이라 믿습니다. 아무튼 이처럼 비상시에 만나 출동하는 여러분과 첫 대면을 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오후 늦게 차일혁 부대는 우선 300명의 대원들과 중화기를 싣고 장계로 향하였다. 마음 같아서는 전 대원을 이끌고 통쾌하게 이현 상 부대와 결전을 벌이고 싶었으나 차량동원이 용이치 않아 차일 혁은 울화통이 터졌다. 그는 저녁 6시경 장계에서 3킬로미터 떨어진 농무리에서 하루 먼저 와 있던 이 보안과장, 장수경찰서장과 서원들로부터 적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