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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역사의 부름 앞에 149 시야에 장애가 많았고 공비들은 미리 아지트를 파고 숨어버려 오 히려 격렬한 전투를 벌이기보다 힘들었다. 이 작전으로 완주군당 은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사살 34명, 수류탄 32개, 실탄 470 발, 의류 370점, 가마솥 27개, 백미 1가마의 전과를 올렸다. 작전을 마치고 부대로 돌아오니 한 노인이 차일혁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장님이 늦으실 것 같아 내일 오시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몇 시간째 대장님을 뵙겠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부관이 보고 했다. 차일혁은 부관에게 그 노인을 모시고 들어오게 했다. 노인은 차 일혁을 보자마자 무릎을 꿇고 아들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원했 다. 차일혁은 당황해서 노인을 일으켜 세우며 사연을 물었다. “지난해 대장님이 삼례검문소를 지나다가 검문을 받으신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때 대장님과 대장님의 가족들이 무사히 지나가 도록 도왔던 치안대원이 바로 제 아들입니다. 그때 치안대원으로 부역한 사실이 드러나 지금 지서에 갇혀있습니다.” 노인이 아들을 면회 갔더니 차일혁을 찾아보라고 해서 왔다는 것이었다. “제 아들은 대장님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마지못해 치안대원을 한 것일 뿐 사람을 해치거나 괴롭히지 않았 습니다.” 그 노인의 아들은 차일혁과 가족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었다. 해가 저물어 어둑어둑했으나 차일혁은 김근수 부관과 함께 노인 을 지프차에 태우고 삼례면으로 향했다. 삼례면 조촌 지서주임은 차일혁의 갑작스런 방문에 놀라 물었다. 차일혁은 유치장으로 안 내해 달라고 했다. 지서의 유치장은 너무 좁아 농협창고를 임시 유치장으로 쓰고 있었다. 수십 명이 갇혀있는 농협창고는 심한 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