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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역사의 부름 앞에 137 빨치산 취급을 받고, 공비들에게는 병력과 물자 보급처로 수탈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보호할 법적 절차가 시급합니다. 어떻게 보면 통비분자라고도 할 수 있는 그들을 하루 빨리 안정시켜 자기 들 스스로가 마을을 지킬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주경야독(晝耕夜 讀)이라는 말이 있듯이 주경야전(晝耕夜戰) 하게끔 이제까지의 모 든 일을 덮어주어야 합니다. 귀순하거나 생포한 공비들에 대해서 도 처벌보다는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워 토벌의 임무를 감당 케 하면 공비토벌에 있어 많은 경비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겁 니다. 실제 제 부대에 있는 몇몇 빨치산 귀순자들은 누구보다도 용감히 싸우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과감한 사면조치가 있어야 합 니다. 공비들도 우리 측에서 그들의 생명을 보장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다수가 귀순할 것입니다. 공비토벌은 전투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거듭 여러 관계자들의 획기적인 조치를 기대하겠 습니다. 감사합니다.” 차일혁은 참석한 사람들에게 소극적인 공비토벌이 아니라, 적극 적인 방법으로 그들의 근거를 무너뜨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코자 했다. 차일혁이 전주로 돌아와 그동안 밀린 서류들을 정리하던 중 몇 가지 이상한 것들이 눈에 띄었다. 18대대로 들어오는 각종 성금과 위문품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차일혁 부대의 이름이 도내에 널리 알려짐에 따라 꾸준히 성금과 위문품이 들어 오고 있다는 것은 잘 아는 사실이었지만, 최근 급격히 증가한 것 은 아무래도 이상했다. 차일혁은 경리주임 박 경위, 최 경사, 소 순경, 보급주임 이 경위 그리고 서무 김 경위를 불렀다. “왜 이렇게 갑자기 성금과 위문품이 늘어났는가. 혹시 강제로 거둔 것은 아닌가?” 세 명 모두 우물쭈물하며 대답이 없었다. 차일혁은 화가 나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