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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역사의 부름 앞에 131 씬 마음이 흐뭇했다. 차일혁 부대가 이곳에 진주하던 날 어느 농부는 이제부터는 공 비 염려가 없다며 소를 밖에 매어놓고 자다가 잃어버렸다고 한다. 공비들의 소행이 아니라 소도둑의 짓이었겠지만 그만큼 주민들은 18대대를 신뢰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평화를 찾은 마을 주민들은 농악을 울리며 마을 곳곳 을 돌고 있었다. 차일혁도 절로 흥이나 장구를 받아 어깨에 둘러 메고 장단을 맞췄다. 총을 맞은 왼손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으 나, 흥겨운 가락에 몸을 싣고 한참동안 동네를 함께 돌았다. 피땀 흘리면서 전투하는 것이 바로 이를 위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작전 중 노획한 백미는 모두 이재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소 한 마리는 주인을 찾지 못해 얼마 전 차일혁 부대가 진주하던 날 소를 잃어버렸다는 농부에게 대신 쓰도록 했다. 정읍군에는 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사람이 소 대신 쟁기를 끄 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군경 주둔 시에는 그들 뒷바라지로 소를 잡아야했고, 공비들도 식량으로 삼으려고 소를 끌고 가버려 동네에는 소가 거의 없었다. 이 작전 기간 중 칠보발전소는 정상 발전량 1만 3천 킬로와트를 회복했다. 칠보발전소 탈환 이후 한동안 발전량은 7천 5백 킬로와 트에 머물렀으나 전 직원들이 눈부신 활동을 한 결과 전기 사정이 좋아지게 되었다. 이로써 전쟁 이후 송전이 중단되었던 전남에도 송전이 가능하게 되었다. ❚눈물의 여왕 1951년 4월 20일, 차일혁 부대는 전라남북도 경계에 있는 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