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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130 정, 실탄 1,444발, 백미 216가마, 일본도 2정, 아지트 파괴 570개소, 도로복구 7개소, 교량복구 8개소 등이었다. 작전은 성공적이었으나 상부의 사전 승인 없이 도계를 넘었던 탓에 차일혁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이병선 작전참모 역시 걱정 스러운 표정이었다. 며칠 뒤 예상대로 전남도경의 거센 항의에 김 의택 도경국장이 곤경을 치루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김 국 장은 차일혁에게 조금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는 항상 차 일혁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이날은 사흘간의 전투로 쌓인 피로 로 인해 깊은 잠에 빠졌다. 꿈결인 듯 갑자기 천둥치는 큰 소리에 잠을 깨니 천장이 무너져 차일혁은 흙더미에 파묻혀 버렸다. 흙을 헤치고 참호 밖으로 나와 보니 공비의 시체가 쓰러져 있었다. 보신병 김규수 경사와 유 某 연락병48)이 “대장님 무사하십니 까?”하고 물었을 때 대충의 사태를 짐작할 수 있었다. 공비 1명이 차일혁이 자고 있는 참호 근처에까지 와서 방망이 수류탄을 던지 려는 순간 유 某 연락병이 발견하여 사살한 것이다. 수류탄은 다 행히 참호 조금 떨어진 곳에서 터졌다. 차일혁이 쓰고 있던 안경 도 어딘가 날아가 버리고 시계도 망가져 버렸다. 비록 적일망정 대담하게 침투한 적의 용기가 가상해 차일혁은 시체를 수습해 땅 에 묻어주라고 지시했다. 작전기간 중 내장리에 거주하는 김 某의 인솔 하에 47명의 남녀 가 내장지서에 귀순해 왔다. 조금만 있으면 남한이 모두 해방된다 는 말에 속아 산속에서 고생을 하면서도 자수를 하면 죽인다는 소 문 때문에 망설였으나 이번에 뿌린 자수권유 삐라를 보고 귀순한 것이다. 차일혁은 그 보고를 받고 전투로 승리를 얻은 것보다 훨 48) 각 부대간 연락, 전달임무를 맡은 전령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