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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128 전남 도계의 내장산, 입암산, 백양산 부근의 주보급로 공격과 자 동차 기습을 일삼는 공비들은 회문산, 국시봉, 고덕산, 순창 쌍치 를 연결하는 지역에 포진하고 있었다. 차일혁은 정읍경찰서 특공대장 김석항 경위와 함께 입암지서에 지휘본부를 설치하고 부대를 세 방면으로 나누어 입암산을 공격 했다. 솔가지와 잡목을 헤치고 포복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나자 대원들은 구슬땀을 흘리기 시작했고, 팔꿈치와 무릎이 벗겨져 고 통스러워했다. 입암산은 물이 귀한 지역이라 대원들은 목조차 축 이지 못하고 있었다. 공격개시 3시간 만에 그들은 정상을 탈환하 였다. 공비들이 퇴주하면서 불을 질러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 고 있었다. 적의 퇴주로에는 김석원 부대대장이 지휘하는 17대대 가 배치되어 있었다. 오후 김석원 부대대장으로부터 많은 전과를 올렸다는 보고와 함께 적을 계속 추격하자는 건의가 있었다. 그러 나 대원들이 피로에 지쳐있었는지라 이곳에서 야영하기로 했다. 해는 어느덧 서산에 걸려 붉게 물든 서해는 마치 그림 같았다. 전 과는 공비 척후병 3명 사살, 칼빈 3정, 실탄 80발, 양민구출 11명 이었고, 아울러 숲 속에 버려진 동네 청년 시체 7구를 발견해 주 민들에게 인계했다. 차일혁은 이병선 작전참모와 중대장들을 불러 내일의 작전 계 획을 지시하고 참호 속에 가마니를 깔고 누웠다. 어디선가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귀촉도의 울음소리는 감정이 무디어질 대로 무디 어진 무부의 가슴에 한 가닥의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다. 봄은 봄이로되 완전한 봄이라고 할 수 없는, 고지에서 듣는 새소 리는 마치 남북통일의 염원을 이루지 못한 채 쓰러진 호국영령들 의 애닮은 호소와 같이 느껴졌다. 다음날도 아침 일찍 일어나 계속 적을 추격하였다. 17대대로부 터 전날의 전과 보고가 있었다. 적 생포 28명, 사살 37명, M1 1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