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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역사의 부름 앞에 119 농부들이 대원들에게 열렬히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 작전에 종군하는 김만석 기자가 차일혁과 같은 차에 타고 가 게 되었다. 그는 빨치산에게 투항을 권고하는 내용의 전단을 보면 서 그에게 말을 건넸다. “공비들 목이나 자르던 사람이 이렇게 전단을 만드는 것을 보니 많이 변했구려.” “이게 다 김 기자 같은 사람이 옆에 있어준 덕분이 아니겠소?” “차 대장도 이렇게 인간다운 면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소.” 차일혁에 대한 그의 감정은 많이 누그러진 듯 했다. 차를 타고 가 는 동안 그들은 빨치산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빨치산은 그 구성원들의 성격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겁니다. 여순반란사건 이후 산에 들어온 지방출신, 북한에서 조직 적인 훈련을 받고 내려온 사람들, 그리고 9ㆍ28 수복 이후 미처 후퇴를 하지 못하고 산에 들어온 사람들, 그리고 인공시절 부역을 한 사람들이 군경의 진주 이후 처벌이 두려워 입산한 경우, 이렇 게 네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정읍은 특히 지방 빨치산들이 많은 곳이라 생각되는데 차 대장의 생각은 어떻소?” “글쎄, 정읍뿐만 아니라 전북에 있는 빨치산 대부분이 지방 빨 치산이 아닐까 생각하오. 하나 이곳 정읍은 다른 지방과는 조금 구별되는 것 같소. 그동안 쌓였던 오래 된 시비 원한들이 이데올 로기라는 명제 하에 가장 심하게 표출되는 곳이 바로 이곳 정읍인 듯하오. 그들을 단순히 지방 빨치산이라고 하기보다는 지주와 상 전들에 대한 소작인들과 머슴들의 단결이라고 해야 옳지 않겠소.” “그동안 빨치산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셨군요. 하지만 꼭 그렇다 고만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소작인들과 머슴들을 선동하고 교육시 킨 것은 다름 아닌 지주들의 자제들이니까요. 공산주의자들이 타 도와 증오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지주의 아들들이 공산주의에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