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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역사의 부름 앞에 117 지쳐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있는 빨치산 전사, 간부 여러분. 이제 우리 경찰과 군인은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단행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대들 에게 권고하니 따뜻한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시오. 매일 밤 그대들 친지 가 있는 부락에 내려와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이고 물건을 강탈하는 것이 그대들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대들도 달뜨는 저녁, 꽃피는 아침 깊은 산중 고요한 가운데서 한줄기 눈물을 흘렸을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귀여운 자식과 피를 나 누어 준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들 지휘관은 지금 그대들을 기만하 고 있습니다. 비록 누추할망정 그대들 가족이 있는 가정으로 돌아오시 오. 우리는 같은 민족 한 형제로 언제부터 우리가 민주주의ㆍ공산주의 를 알았단 말입니까. 인간 본연으로 돌아와 형제의 품에 안기시오. 나와 조상의 명예를 걸고 그대들에게 약속합니다. 그대들에게 어떤 죄가 있 더라도 진심으로 과거를 회개하고 돌아온다면 관대히 선처하여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굳게 약속드립니다. 이처럼 간곡히 부탁하는데도 나의 충고를 무시한다면 필경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서로 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이오. 어서 빨리 그대 지휘관들의 허위에서 벗어나 자유대한의 품에 안기시오. 18전투경찰대대장 차일혁(車一赫) 김국장과 이 과장은 차일혁의 전단 초고를 검토한 다음 몇 가지 를 추가했다. ‘귀순자 취급의 특별지시’ - 하산 귀순자들에게는 생명 보장은 물론, 일절 편의를 제공하기 바람. - 자수 귀순하는 자에 대해서는 생명을 절대 보장하고, 일절 위협을 가 하는 수단을 엄금함. - 귀순 중 귀순 권고 삐라를 소지하고 귀순하는 자는 특별히 우대하여 직장 알선, 여비 조달 등 편의를 제공할 것. - 무기를 휴대하고 귀순하는 자에게는 후상(厚賞)을 주고 본관에게 즉 시 보고하라. 전라북도 경비사령관 경무관 김의택 사찰과장 총경 이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