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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114 로 부모나 형제를 잃은 사람들로 공비들에 대한 그들의 적개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그들은 사사로운 감정에는 이끌리지 않았 다. 1중대원들은 진정 자기들의 적이 누구인가를 잘 알고 있었고 개인적인 원수를 갚는다고 해서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개인적인 원한을 갚기 위해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적 지 않소. 이런 일이 되풀이 된다면 우리 민족의 상처를 더욱 깊게 할 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번 같은 사건이 빈번 해 이번에는 단호히 처리할 생각이었소만 김 경위가 탈영병으로 처리되어 민사부장인 내가 더 이상 관여할 필요가 없게 되었소.” 마지막으로 연 대령은 앞으로도 이런 사건이 생길 가능성이 많 으니 각별히 유의하라고 덧붙였다. ❚정읍작전 군경 합동작전에 앞서 차일혁 부대를 방문한 최영희 사단장은 거 구에 인정미가 있는 군인이었다. 앞으로의 작전에 18대대의 협조와 지도편달을 바란다는 그에게서 차일혁은 이제까지 경찰에 대해 무 리한 지시를 하던 군 지휘관과는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차일혁은 국군만으로는 공비토벌이 불가능하며 공비토벌에 있 어서 전투경찰이 차지하는 비중을 설명하였다. 군인 통제 하에서 전투경찰이 일방적인 군의 지휘를 따르기보다는 경찰의 작전권을 보장해 주고, 경찰의 의견을 작전에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의견을 털어놓자, 옆에 있던 도경국장과 보안과장이 다소 당황스러워했다. 최영희 사단장은 차일혁의 의견에 흔쾌히 동조하면서 차 대장 의 용맹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으니, 사단 참모와 긴밀히 협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