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page

2부. 역사의 부름 앞에 113 김 국장과 이 보안과장은 놀라며 나의 사표를 만류했다. “무슨 소리요? 이 비상시에. 차 대장이 경찰에 들어와 성공적으 로 전북의 치안을 확보해 놓았는데 무슨 사표란 말이오? 그 문제 는 상부에서 알아서 처리할 테니 염려 말고 공비토벌에 힘쓰시오. 조금 있으면 8사단과 합동하여 본격적인 공비토벌이 있을 예정이 니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작전에 만전을 기해 주시오.” 도경을 나오면서 차일혁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했다. 촉촉이 내 리는 봄비를 맞으면서 부대로 돌아왔다. 전쟁 중이었기에 때문에 모든 사건은 군 민사부장이 관할하고 있었다. 차일혁은 민사부장인 연 대령을 찾아가 김 경위 사건에 대해 진술하였다. 연 대령이 조사해 본 결과 김 경위는 육군 대위 로 있다가 군적이 정리되기도 전에 경찰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는 탈영병으로 처리되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김 경위의 주민사살은 경찰의 문제가 아니라 군에서 다루어야 할 사건이라고 연 대령은 말했다. “김 경위의 가족과 친척들이 20여명의 공비들에게 학살당했다 는 소식을 듣고, 그가 완전히 증오심에 눈이 멀어 저지른 사건이 기 때문에 재판에서 정상 참작이 될 것 같습니다. 김경위가 주민 들을 죽이라고 했는데도 1중대원들이 거부했다면서요? 만약 그들 이 동조했더라면 그냥 묻혀 버릴 수도 있었을 텐데.” 김 경위가 전투경찰에 들어온 지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도 경국장과 군 관계자의 추천이 있었기에 부하로 있게 하였으나 그 의 성격과 전투 경험에 대해서 차일혁은 아는 바가 없었다. 그는 첫 출동에서 굳이 자기의 고향인 무장면에 보내달라고 해 서, 그를 보내는 대신 그의 중대가 아닌 1중대원들을 데리고 가게 했다. 창설 초기부터 훈련이 잘 돼있는 1중대야말로 차일혁이 믿 을 수 있는 대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1중대원들은 거의가 전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