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page

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112 땅히 법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 그날로 김 경위는 전주로 압송되어 군사재판에 회부되었다. 김 만석 기자는 상기된 얼굴로 차일혁을 찾아왔다. “차대장! 김 경위 사건은 지휘관인 당신이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니오? 군검열 관계로 군이나 경찰의 패배나 잘못은 전혀 보도되 지 않고 있소. 그러나 당신만은 겸허하게 승패를 떠나 토벌과정에 있었던 모든 것이 기록되기를 바라는 줄 알았소. 그런데 알고 보 니 당신 역시 패배나 잘못을 감추려드는 옹졸한 인간에 지나지 않 는다는 것을 나는 알았소.” “김 기자 무슨 소리요? 내가 무엇을 속이고 있다는 거요?” “당신 부하들이 내가 김 경위 사건에 대해 사진은 물론, 취재하 는 것을 방해했소.” “그런 일이 있었다면 사과드리겠소. 검열상 보도가 힘든 것이 있는 것은 사실이오. 그러나 나는 김 기자에게 무엇이든 가르쳐주 고 취재하는 것을 돕고 있소.” 김 기자는 여전히 상기된 얼굴을 감추지 않고 계속 따졌다. “전혀 관계도 없는 사람들도 몇 명이 희생을 당했소, 세상에 이 런 일이 백주에 벌어지다니 말이나 되오? 당신들은 역사가 두렵지 않소?" "공비토벌이라는 내게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면서 많은 실수를 하 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소. 공비토벌은 내 몫이지만 진실한 기 록은 당신 몫이오. 먼 훗날 역사의 심판을 받을 각오는 되어 있소. 부하들에게 지시해 절대 김 기자의 취재를 방해치 않도록 하겠소.” 전주로 돌아와 차일혁은 도경국장에게 사건을 보고하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제까지 베풀어주신 호의는 감사드립니다. 김 경위가 저지른 사건에 대해 상관인 제가 책임을 지고 자리를 물러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