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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국 경찰의 혼 차일혁 총경 일대기 106 보는 요원한 실정이었다. 지난 두 달 동안 차일혁 부대가 칠보발 전소 탈환과 주변지역의 공비토벌을 위해 출동해 있었기 때문에 고창방면의 공비들은 제멋대로 날뛰고 있는 형편이었다. 칠보발전 소에서 차일혁 부대가 공비들에게 포위당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허 비한 탓이었다. 이미 고창방면에서는 국군이 주둔해, 작전을 펴고 있기는 했으나 지형적인 곤란과 지역주민들의 협조 부족으로 인 하여 효과적인 작전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창읍에 주둔하고 있던 최석용 전북 전투사령관으로부터 만나 자는 전갈을 받고 사령관실로 가서 만났다. “차 대장, 경찰생활은 체질에 맞소? 나는 곧 국회의 인준을 거 쳐 장성으로 진급하여 전방으로 갈 예정이오. 현역으로 복귀하여 나와 함께 전방으로 갈 생각은 없소? 그동안 차 대장이 거둔 전과 를 고려하여 그에 상당한 예우를 해드리겠소.” 그렇지 않아도 차일혁은 그와 지방유지의 추천으로 경찰에 투 신한 이후 왜 경찰이 되었나하는 회의가 컸던 상태였다. 하지만 차일혁은 최석용 사령관의 말에 대답을 않고 한동안 상념에 잠겼 다가 그의 말을 되물었다. “사령관님은 군인생활이 체질에 맞아서 하시는 것입니까?” “차 대장과 같은 사람이 내 옆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말을 꺼낸 것이오.” “사령관님의 뜻은 감사합니다만 이제 와서 나 혼자 떠날 수는 없습니다. 만약에 제가 혼자서 떠나 버린다면 부하대원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대원들은 모두가 공비토벌이 끝날 때까 지는 전투경찰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습니다.” 3월 10일. 출동한 이래 차일혁 부대는 약 20일간에 걸쳐 고창지 역의 치안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 작전을 끝으로 11사단은 일선으 로 복귀하고 차일혁 부대도 전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동안 차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