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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역사의 부름 앞에 105 학생들에게 한명은 선생, 한명은 학생의 역할을 맡기고 선생이 제시하 는 연상단어들을 학생이 기억하지 못할 경우 한번 틀릴 때마다 15볼트 의 전기충격을 가하도록 했다. 전기충격을 받게 되면 당황하게 되고 그 럴수록 더 많이 틀리게 되어 급속도록 높은 전기충격을 받게 되었는데 150볼트 정도 되면 타는 냄새가 나고 300볼트 정도 되면 극도의 고통을 호소하고 최종 450 볼트가 되면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선생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동료의 고통을 보고 밀그럼 교수에게 실험을 중 단할 수 없냐고 물으면 밀그럼 교수는 무조건 실험을 계속하라고 지시 했다. 여러분이라면 동료가 어느 정도의 고통을 호소할 때 상사의 지시 를 어기고 실험을 중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대부분 동료가 조금의 고통이라도 호소하면 즉시 그만 둘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험 결과는 정반대였다. 2/3 이상의 학생들에게 최종 단계인 450볼트까지 전기충격 이 가하졌고 이것은 여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실험 결과에 학 자들은 많은 충격을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상사의 권위에 복종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 밝혀졌고, 히 틀러의 부하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였는지 일정부분 이해할 수 있게 되 었다. 이처럼 사람이 상사의 권위에 도전하여 부당한 명령에 항거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다. 서슬이 시퍼렇던 전쟁 상황은 말할 것도 없고, 평시인 지금도 상사의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차일혁 대장은 동족의 목을 잘 라 전과보고를 하라는 명령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과감히 거부하는 용 기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용기는 우리 현대사에서 정통성이 없는 정권 에 맞서 온몸으로 싸우고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였던 시대 정신과도 궤 를 같이 하는 것으로, 정의를 사랑하고 불의에 항거하는 우리 겨레의 민족정신을 잘 보여준 것이라 할 것이다. 한편 오랫동안 공비들에게 시달려왔던 심원면과 상하면, 해리면 에도 점차 민심이 수습되어갔다. 검은 뱃속으로 소금을 갈취하려 던 잡상인들이 물러간 뒤 마음 주민들은 마음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노령산맥에 둘러싸여 있는 고창 전 지역에 대한 치안확